거문고 소리를 듣다 보니 2조 모이세요~라고 한참 말씀하셔도 참으로 느릿느릿 모였던 사람들
어두운 길, 청사초롱으로 살풋 밝힌 길을 조심조심 내려가면 연경당에 도착한다. 그 점점히 박힌
청사초롱 길을 걷고 있으니..난 왜 미야자키 하야오 애니메이션이 생각났을까. 아련한 분위기였다.
연경당에 도착하니, 청사초롱을 문 앞에 놔두고, 심지어 대장금의 행수 차림(맞나?)을 한 분들이!!
배숙이나 유자차 한 잔, 그리고 다과 한 주머니를 갖고 의자에 앉도록 했다. 나는 배숙, 애인은 유자차. 서로 자기 것이 더 맛있다고 함.
어둡게 나왔지만 저 다과 주머니도 예술, 풀러보면 약과, 떡, 술떡 등이 다양하게 담겨 있다.
하나하나 다르고 이쁜 포장까지.
추울까봐 모두 앉는 방석 아래에는 무릎 담요도 한 개씩 있었다.
춘앵무 공연.
대금 산조: 김방현
판소리: 젊은 판소리꾼인데 추임새 넣는 거 가르쳐주고 신명나게 흥보전의 박타령을. 앵콜 박수 받음.
아리랑
공연이 끝난 후
연경당을 나와 계단을 올라가는데 점점이 올라가는 청사초롱 불빛들이 아스라하게 빛나서..정말 이쁜 길이었다. 사진에 담지 못해 아쉽다.
오늘의 이 행사는 모두 달 덕분. 저 밝은 달 덕분이지.
창덕궁의 마지막 코스는 낮이나 밤이나 저 향나무.
입구에서 행사 시작전 나눠준 팜플렛 덕분에 자세한 정보도 이렇게 기억할 수 있었고, 중간 중간
세심한 배려도..사실 한국 살면서 이렇게 괜찮은 문화 행사가 있었나 싶을 정도로 크게 감동 받았다.
1인당 3만원이라는 돈이 전혀 아깝지 않았고, 문화재보호재단도 새롭게 생각하게 되었다.
과연 누구의 기획인걸까 이 달빛기행은. 설마 서울시가 자주 하듯 용역 준 건 아니겠지..ㅡ.ㅜ
정말, 꼭 가볼만한 것이었다. 또 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