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끌림/여기에서(국내 여행)

[성북동] 두 시간 줄 서서 본 김홍도의 마상청앵도, 김득신, 신윤복의 그림-추가

분명 아침에 가면 사람 적을 거랬는데..아침 10시 20분에 도착했더니 여기서부터 두시간입니다..라는 글이 써인 기둥 옆에. ㅠ.ㅠ

남자친구는 늦게 오면서 혼자 아메리카노 한 잔까지 사서 마시고 오는 여유를. 




이 사진 오른 쪽에 보이는 가판대는 청국장, 쑥떡(가래떡이던가), 들기름 등을 팔았는데 나는 청국장 가루 18000원에 샀다. 비싸다..



원래 주부님들 집에 들어가시는 오후 시간대를 노리려고 했는데 오후엔 사람이 더 많다 그래서 아침에
갔었다. 근데- 내 생각대로 밥 하는 시간대에 갔어야 했던 것 같다. 



이 꼿이 뭔지 모르겠는데 엄청-나게 벌들이 꿀을 모으고 있었다. 옆에 화사한 다른 꽃들엔 없었는데. 


전시된 그림 중에 커다란 파초가 그려진 그림들을 보면서(김홍도의 월하취생이라던가)
이런 게 우리나라에 어딨어! 라고 말하고 출구로 나가니 여기 있었다;;;  죄송합니다;;


2만원짜리 도록. 다른 어느 곳보다 굉장히 충실하다. 


내가 좋아하는, 약방 기생이 등장하는 그림. 옆에서는 상중인 아저씨가 기생이랑 노는 그림. 



이 그림을 보게 될 줄 몰라서 소리 질렀다. 월하취생도. 김홍도 자신의 모습일꺼라 추측되는 그림. 
생황이 너무 좋아. 생황 생황..


신윤복 그림의 즐거운 점은 미인도와 바람의 화원 등을 통해 그림이 재현되었다는 것. 봤던 장면들이 머릿속에 떠올라 더 재밌다 사실. 이 그림에도 생황 부는 여인 등장. 좋아요~ ;ㅁ; 




칼춤..옛날에 무용 선생님의 무용 발표회를 예술의 전당서 본 적이 있는데 그때 봤던 칼춤의 쩔그럭 쩔그럭 소리, 그 춤사위가 생각난다. 옷이 저랬었지. 




꺄응. 월하정인. 참 좋은데- 표정은 둘이 좋아죽겠다거나 애절하기보다는 살짝 간보는, 밀당하는 것 같기도 하고 어장관리하는 것 같은 표정의 두 명이었다. 


세부적인 묘사는 신윤복이 마음에 들고 인물의 표정은 김홍도의 것이 한국적이라고 해야할지 익살맞다고 해야할지.정감 있다.

 김득신의 야묘도추를 볼 수 있어서 좋았고( 고양이가 병아리 물고 달아나자 주인, 그의 아내, 어미닭이 모두 그 고양이를 쫓는) 흥선대원군의 초상화도 좋았다.



전체적으로는 1층보다는 2층이 더 복작복작. 모두 화첩인지라 유리관 안에 숙여서 봐야하니 좀체 사람들이 빠지지 않았다. 1층에서는 미인도 옆에 김홍도의 마청취앵도에 사람이 더 적다.

마상청앵도의 멋도 좋은걸. 그림에 취하고  봄에 취하고.  마상청앵도의 그림에 적힌 시에도 생황이 등장한다. 

아이 러브 생황! 

추가-

내가 그림을 좋아하게 된 것은 오주석의 옛 그림 읽기의 즐거움을 읽은 후였다. 다음 작품을 매우 기대했었는데 2005년인가 신문에서 부고를 읽고 얼마나 안타까웠던지.

그가 소개하는 마상청앵도의 제시가 참 좋다.(한문시는 영어 번역처럼 단지 번역이 아니라 말의 맛을
살리는 것도 중요하다)



어여쁜 여인이 꽃 아래에서 천 가지 가락으로 생황을 부나
운치 있는 선비가 술상 위에다 밀감 한 쌍을 올려 놓았나
어지럽다 황금빛 베틀 북이여, 수양버들 물가를 오거 가더니
비안개 자욱하게 이끌어다가 봄 강에 고운 깁을 짜고 있구나 






실제 그림은 미인도 만큼이다 크다. 푹 빠져들게 된다. 



도록에는 원래는 작은 화첩 크기인 월하취생은 굉장히 크고 선명하게, 마상청앵도는 한 장에 다 담느라 
좀 더 작게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