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끌림/2011 세부 여행..이라기보다는 보홀 여행

[보홀] 돌고래가 안 보이는, 웃겼던 돌고래 왓칭과 버진 아일랜드 사진

보홀에서 호핑 투어와 돌고래 왓칭을 하면 좋다고 해서..어쩐지, 뭐랄까 꿈을 갖고 돌고래 왓칭을 보고자 했다. 내가 묵었던 isla hayahay에서 돌고래 왓칭을 어레인지해주는데 처음에는 개인이니까 6000페소를 내야한다고 했다가 그 다음날 밥 먹을 때 "새로 묵는 사람들이 돌핀 왓칭을 보고 싶다고 한다, 내일 모레 너도 한다면 다같이 1600페소만 내면 되는데 할래?" 라고 해서 당연히 한다고 했다. 

그런데 그 직원이 약간 두려운듯 웬만하면 하지 말라는듯이-

새벽 4시에 일어나서 2시간 가야하고 아침도 나가서 먹고 그래도 할래? 라면서..뭔가 꺼리는듯 말해도 그래도 할래! 라고 했더니만. 

내가 생각이 짧았던 거지; 직원들은 더 일찍 일어나야했으며 (고작 우리 4명때문에) 새벽 3시 반에 일어나 준비하고 차를 타고 2시간 정도를 달려(여긴 pangangan 섬이고 돌고래 왓칭은 알로나 비치에서도 더 가야하는 발리카삭 근처 였다) 해변가에 도착해 거기서 배를 타고 거의 40분 가량 망망대해를 나가야 하는 기나긴 것이었다. 


해도 뜨기 전에 도착해서 작은 배에 올라탔다. 



탄 사람 4명 배 모는 사람 2명 과 리조트에서 따라온 직원 2명 옹기종기 8명. 



나는 배에서 끊임없이 졸았다. 어찌나 졸립던지. 어느새 여기구나 싶었던 것이 수많은 배들이 떠있었다. 


그리고 이때부터 정말 웃긴 것이었다. 내가 상상한 돌고래 왓칭은 수많은 돌고래떼들이 새벽에 여기저기서 뛰놀면 내가 지나가다 보는 건가- 라는 막연한 상상!


실제는 돌고래의 조련질 or 인간의 끝없는 추격이었다. 

모터 끄고 다같이 멍때리다가 저기에 돌고래 머리나 꼬리가 살짝쿵 등장하면 모든 배가 동시에 부아아아아아아앙- 모터 굉음을 울리며 그쪽으로 다가간다. 

당연히 돌고래는 그 위치에서 사라졌다. 

그러면 모터를 끄고 다시 배회..그러다 반대편에서 나타났다! 라고 하거나 몇 몇 배가 모터를 키면 다른 배들도 다 같이 쫓아간다. 

도대체 이게 무슨 짓이란 말이냐. ㅡ.ㅡ 

인간이 돌고래를 괴롭힌다는 생각도 들었다. 쟤들은 매일 아침마다 모터 소리를 듣고 있을 것 아닌가.

그러는 한편, 쟤들이 우린 조련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싶었다. 아예 안 보이면 모를까. 포기하고 갈 만한 시간에 머리 살짝, 꼬리 살짝, 내보이며 어리석은 인간의 탐욕을 자극하는 것이다. 




한국인의 배. 나도 보홀 여행 검색하다가 가입도 했던 카페. 여기 배를 타면 저 개가 망고랬나? 사진 하도 많이 봐서 내가 아는 개 같다. ㅋㅋ 지나가다 봤는데 개가 참으로 늠름했다. 



늠름한 개의 실루엣. 



다들 돌고래 보려고 두리번 두리번. 



한 시간 좀 넘게 추격질해서 나는 돌고래 머리랑 꼬리 딱 2번 봤다. 아니 더 솔직히 말하면 제대로 본 건 물 위에 찰싹대던 꼬리 한 번. 



그리고 배를 돌려 도착한 섬. 여기서 아침을 먹고 발리카삭 50미터 절벽이 있는 곳으로 스노클링을 간다. 

여기 화장실이 또 예술인데 변기뚜껑 없이 물 부어 흘려내려가는 수세식 변기로 들어갈 때마다 어김없이 10페소를 내야한다. 



직원들의 수고. 무슬리에 우유, 홍차, 핫케이크, 통밀 토스트, 망고를 세팅해준다.


그리고 자신들은 더 맛있어보이는 필리핀 현지식(수북한 밥과 반찬)을 한쪽 구석에서 먹고 있었다...



제이미 올리버가 망고 이렇게 자르면 이쁘다 그래서 따라해봤다. ㅋㅋ 


남은 빵은 물고기 밥해주라고 싸준다. 물에 꼭꼭 뭉쳐서 들고 있으면 물고기가 몰려드는데. 가히..두려움을 느낄만큼 큰 물고기들이 와서 나중에 빵덩이 던져버렸다. -_- 한 번은 손을 물렸는데 아기가 앙- 하고 무는 정도의 느낌;; 아 다행이다. 

방수 카메라가 없으므로 물 속에 노닐 때는 사진이 없다. 발리카삭의 바닷가는 칼라페 베이의 스노클링과 또 달랐다. 그 아름답고 깊던 수중 절벽을 잊을 수 없을 것 같다. 눈을 뗄 수 없다. 스쿠버 다이빙을 할 수 있는 몸이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날 데리고 갔던 가이드는 내가 수영을 할 줄 안다고 좀 더 깊은 곳으로 데려가서 혼자 슝슝 잠수를 하며 놀고 있었다. 멋지다잉~

이 곳은 좀 더 상업화된 지역으로 지나다니면서 100페소에 아쿠아 슈즈를 빌려준다. 산호에 안찔릴 수 있기 때문에 좋았다. 좀 더 놀다가 해파리가 자꾸 나온다고 가자고 해서 나왔다. 안 그래도 몸이 가끔씩 따끔 따끔해져서 이게 머지 싶기도 했고. 

맑은 물색깔. 물 속은 더 아름다웠다. 아아아아아. 


또 배 타고 졸고 있는데 내리라고 해서-_- 내렸던 버진 아일랜드. 간조 만조 물때 차이에 따라 이 길이 드러났다가 없어진다고 했다. 사진에 제대로 나오지 않는데 이 때가 아주 내리쬐는 햇살 작렬해서 거의 죽을 지경인..그런 곳이었다. 그늘이 없으니까. 

다들 저 수풀이 있는 곳까지 걷는 것을 포기. 우리 말고 관광객은 유럽인들 정도. 꽤 한가하고 아주 작은 곳이지만 곳곳에 천막은 사진을 찍고 돈을 받거나 성게를 파는 곳이었다. 해산물을 좋아하면 아마 사먹어 봤을 거다. 



옅게 드러난 길. 



다들 발리카삭에 있다가 들리는 듯했다. 



햇빛을 이기는 쿨한 방법. 다른 필리피노들도 이러고 배 타는 사람 많이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