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끌림/2012 몽골(지구별 여행자)

[몽골]다양한 프로그램과 정이 있던 이크타미르의 게르

앞서, 아침 식사가 푸짐하고 맛있었던 이 게르는 주인 아저씨가 오더니 이런 저런 프로그램(free, 우리가 낸 돈에 이런 게 포함되어 있으니 extra를 내지 않아도 된다고-) 을 해볼 건지 물어왔다. 


당연히 하겠다고 했고!


제일 처음 한 것은 소 젖 짜기. 


내가 채식을 하겠다고 맘 먹고 실천 못한 것을 이 날 광경을 보고 나는 실천하는 게 어렵지 않아졌다. 

ㅜ.ㅜ


젖을 짜려면 송아지를 어미 옆에 와서 조금 쫍쫍 빨게 한 뒤, 송아지를 저리 치워버리고 사람이 탈취(?)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지구별 여행자 아이들에게 해보라고 하는 것. 몇 명이 시도해서 손에 젖을 묻히고 쪽쪽 짜냈다. 느낌 이상했다고. ㅋㅋ


소는 많은 이가 알다시피 눈이 예쁘기 때문에 쳐다보고 있으면 내가 못할 짓 하는구나 싶은 맘이 팍팍 든다. 





블랙 야크. 나는 블랙 야크 보고 타기도 한 여자. ㅋㅎㅎㅎ 야크가 끄는 수레에 타보기도 하고, 

야크에 안장을 얹어줘서 타보라고도 했다. 아이들 사진은 의향을 묻지 않았기 때문에 얼굴이 전면 등장하는 것은 올리지 않고 있다. 



우리의 통역 마를라. 배구 선수 였으며, 지금은 울란바타르 대학에서 영어를 가르치는 교수인데 엄청 나이스하고 학구열도 있어서 설명을 하거나 배우려고 하는 맘도 가득했으며 유머까지. 멋졌다. 



지구별 여행자 남자아이들. 이제 말 젖 짜는 거 보러 가는 길. 말들은 소보다 훨씬 사납고 화가 나있으며(젖을 잘 못 먹으니까. 말들은 새끼 말을 옆에 두면 유순해진다고 한다. 이것도 못할 짓이여..ㅡ.ㅜ) 


푸르른 초원. 게르. 여기서 짠 젖들이 치즈가 되고 우리에게 식사로 제공되는 것이었다. 

신선하고 맛있고..너무 좋았다. 


망아지와 말. 말근육 정말 멋졌다. 


한쪽에서는 채소를 키우고 있는데 흔한 광경은 아니라고 한다. 그래서 한 컷. 이것 역시 귀한 것으로 우리 식사때 조금씩 나오곤 했다. 귀한 사과도 조금씩 주었는데 이 거 사러 몇 백킬로를 가서 사왔을 거라는 설명에 감격하며 남기지 않고 먹었다. 




치즈 만들기 체험. 에르크라고 말젖 짜서 발효시킨 것도 돌아가면서 마시고(막걸리맛. 시다) 젖는 것도 아이들이 따라하고 치즈 만드는 것도 보고. 



내가 아침 식사 때 좋아했던 우름은 저 위에 것을 건져 굳혀서 만드는 것이고, 그 다음엔 치즈를 만들고 남은 것은 아롤을 만들고..다양했다. 



참 재밌었던 시간. 타미르의 시간을 뒤로 하고 우리는 다음 여행지인 테르힌 차간 호수를 향해 달리고 달리기 시작한다. 


점점 도로 사정은 나빠지고, 초원의 화장실은 내겐 더 할 수 없이 편했다. 가장 편안했던 시간은 이렇게 추억으로 남긴 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