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끌림/2012 몽골(지구별 여행자)

[몽골] 지나가다 유목민 게르 방문하기



운전하는 추카, 그리고 열심히 잣을 먹었던 마를라. 


하염없이 가던 길. 덜컹덜컹덜컹덜컹. 쿵쾅덜컹덜컹덜컹덜컹. 


이날 15시간 정도를 달렸던 것 같다. 중간에 너무 힘드니까 잠시 쉬자고 해서 가게된 지나가다 마주쳤던 게르.  몽골은 론리플래닛에도 나오고 여기저기서 말하듯 정말로 초원에 점점이 게르가 박혀있다. 다들 말이나 소를 몰고 있었고. 그래서 혹시 몰라서 줄 선물들을 준비해가기도 했다. 


몽골은 울란바타르만 벗어나면 계속 해서 게르를 보게 된다. 마를라만 해도 스물 여섯살에 울란바타르 대학 영문과 교수였는데 남자들은 소를 키워야 해서 몽골 전문직의 대부분은 여성이 하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싱글맘도 많고 유목민 특성이 남아서 그런지 결혼도 이혼도 어렵게 생각하지 않는 쿨한 면이 있다.(이건 대륙의 기상 아닌가? 러시아에 갔을 때도 결혼도 빠르고 아이도 낳고 싱글맘도 많았다.) 


우야든도 들어가게된 게르. 마을처럼 친척끼리 옹기종기 모인 거라고 한다. 


티비를 볼 수 있는 안테나 이런거 다 설치되어 있다. 


게르 한 쪽에 줄줄이 달려 있던 고기들. 



우쿨렐레 들고 들어갔던 지구별 여행자 아이들. 


양고기와 함께 치즈를 볶고 있었다. 이것을 하다가 게르 위에 올려놓고 말려서 먹는 것이다. 그래서 집집마다 맛이 다 다르다. 김치처럼. 

그 집의 아이들. 귀엽고, 호기심 많고, 말도 많이 하고. 


우리 나라 시골처럼 한 쪽 벽에 쭉 내려오는 가족 사진들이 액자에 담겨 있어서- 우리 친가집이 생각났다. 우리 시골도 푸세식 화장실에 기와집에, 저렇게 벽엔 사진들을 걸어놨었지. 



귀한 손님들이 왔다고 내어주었던 치즈. 신선한 맛. 우리가 갖고 간(정확히 말하면 이안재 민지쌤이) 비스킷에 발라먹었다. 이 날 정말 너무 맛있었다. 비스킷도 치즈도. 정말 맛나게 아이들이랑 다 허겁지겁 먹었던 게 생각나서 다른 마을에 갔을 때 그 비스킷을 샀었다. 웃는 젖소가 그려진 비스킷이었다. 그런데

한국 와서 먹으니 맛이 너무 없었다. 퍽퍽하고. 아무 맛도 안 나고. 


그 날 내 기억엔 풍부한 우유맛, 사각거리는 비스킷의 감촉, 버터향. 다 너무 좋았는데. 진짜 추억의 맛이다. 


포토제닉한 아이들. 저 빨간 옷 입은 아이는 장차 연예인이 될 재목감이다. 우리 앞에서 앞구르기 뒷구르기 우리가 박수치니까 어찌나 잘 놀던지. 형은 좀 수줍어 했다. 


어느 집이나 개를 키워서 개를 치워주세요! 라는 말이 몽골어로 써있다. 론리 플래닛 필수 회화에. 

대부분 개는 착하고, 한 쪽 발이 없거나 절룩이는 아이들이 많았고. 어디서나..

참 사람을 좋아하더라. ㅡ.ㅜ 개들의 저 유전자는 참 슬프다. 어쩌자고 저리 인간들을 좋아할거나. 



손님 왔다고 차려 입은 아이. 좀 이상하게 입었는데 운전사 추카 아저씨가 이리 오라고 해서 바르게 입혀줬다. 아마 외국인들 있으니 의젓하게 입으라고 하는 것 같았다. 모자도 제대로 씌워주고. 



그림 같이 돌아오던 이 게르의 가장. 이 분에게 다시 인사하고 말과 함께 사진을 찍어줬는데 한 아이와 함께 찍었다. 엄마는 다른 아이들과 기념 사진. 아시아 여행을 다닐 때 폴라로이드는 정말 필수다! 



한 시간 가량 설명 듣고 차와 치즈를 얻어마시고 집안 구경을 하고 함께 사진 찍고 놀았다. 


이후에 다시 유목민 게르를 방문하려고 했으나 이동 시간의 부족으로 그러지 못했던 게 참 아쉽다. 


그래서 더 소중한 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