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끌림/여기보다 어딘가에(2002~)

똔레삽,위대한 호수-공정함이란 무엇인가

일밤 단비에서 캄보디아 똔레삽이 나오는 거 보고 여행 갔을 때 느꼈던 찝찝함이 다시 떠올랐다.

똔레삽에는 난민촌이 형성되어 있고 베트남 보트피플들과
여럿 빈민들이 섞여 살고 있는 곳인데 이십오불을 주고 들어가면

플로팅 트리와 플로팅 하우스를 함께 볼 수 있다는 지역으로 갔다.

원래 물색깔도 좋지 않고 일달러 달라는 아이들도 있고 공책 사간다는
사람들의 얘긴 들었지만-

배타고 들어가는 순간-

이건 아니구나..내가 잘못 생각했구나 라는 마음뿐이었다.

내가 25불이라는 입장료를 냈다고 해서 이들의 삶의 현장을,
적나라한 삶의 한가운데를 그렇게 텅텅텅 모터 소리 내면 구경하고
다닌다는 게 너무 부끄러웠다.
무심하게 씻고 양치질하고 물을 버리고 그 옆을 나는 지나가고 운전하는 아이는 나보고 사진 찍으라고
하고 누군가는 옆에 와서 5불 더 주면 플로팅 트리 사이로 들어가게
해주겠다고 협상을 하고 거기 있는 학교에 기부를 해달라고 하고.

남의 삶을 이렇게까지 관광할 권리는 없는 것이다.
게다가 내 입장료가 이들에게 어떻게 직접적으로 전해지는지도
모르면서.

불쾌하고 씁쓸하고 다시 가고 싶지 않았던, 출렁대는 물결이
참 무심하다 싶었던 캄보디아에서의 하루.